올라

블로그에 글을 안 쓴 지도 정말 오래 되었다.

트위터 때문인지 상담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항상 똑같은 일이고 상담은 지금 선생님 출장 가서 쉬고 있다.
현재는 어쩌다 스페인에 휴가를 왔는데, 세비야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보며 잡생각에 늪에 빠지며 블로그에 글을 써야지 생각했다.
얼마나 깊은 잡생각으로 갔는지 알겠지.

점심에 혼자 타파스에서 밥을 먹는데 옆에 있던 일행과 메뉴에 대해 몇 마디 했고 한명이 자기가 플라멩코 상어인데 오늘저녁 프리티켓이 있으니 와서 볼 생각이 있으면 자기한테 메일을 보내라고 했다.

이번 여행에서 알았는데 나는 목적이 있으면 앞만 보고 간다. 그래서 이번에도 공짜 티켓 즐기면 빨리 지금 당장 주지 왜 메일을 보내라고 난리지?라고 인간을 공짜 플라멩코 티켓 머신처럼 잠깐 생각했다가, 정신을 차렸다.

남자는 나빠진 않은데 내 취향도 아니라 호텔에 돌아오니 연락 할까 말까 고민이 좀 됐다. 사실 댄서인 줄 알았는데 신어라 그나마 희미하던 흥미도 떨어져서 다 귀찮아서 안하려고도 했는데 트위터 모임이 플라멩코눈 노래 비중이 춤만큼 크다고 해서 고민이 되었다. 이상하지. 그 말에 혹항공 또 뭐야. 나 권력 지향적 인간인가봐.

고민스러워서 누군가에게 물어보자 생각했는데, 내 평소 지론중 하나가 사람은 듣고 싶은 답을 해줄 사람에게 묻는다는거다. 그래서 내가 지금 물어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데....

내 카톡방 전체에서 가지 말라고 할 사람이 엄마밖에 없는 것 같은거다. 정말? 내가 우리 엄마 다음으로 보수적인 사람인거야? 그리고 우리 엄마는 남자라면 무조건 만나라고 할 수도 있다고. 걔 친구의 친구의 남편의 친구를 나한테 소개시켜줄지도 모르니까.

가장 최근까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던(내가 남자 없는 문제) 채팅방이 물어보니 가라고. 그렇겠지요.

그래서 구분에게 연락을 했는데, 본인 공연이 아니라 남의 공연 티켓이라는거다. 그러니까 또 갑자기 만나기 싫더라도. 역시 아무 이유 없다. 권력 지향적 인간인건가...

공연은 세비야 플라멩코 페스티벌들이 노래만 부르는 콘서트였는데 볼지도 모른다고 무서워했던 것과 달리 매우 즐겁게 봤다. 그리고 완전 잡생각에 늪에 빠져들었다.

더이상 졸려서 못 쓰겠다. 아마 귀국할때까지 안 쓸 것 같으니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자는 착하고 재미없는 스타일이었고, 계속 싼 식당을 이야기해 저녁값은 내가 내야지 했으나 자기가 냈다. 하지만 그 전에 싸고 맛있는 식당에 자리가 없다 좀 더 비싼 식당 괜찮겠냐고 물어봤었어. 자기가 낼거면 나한테 왜 물어봐. 너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하지만 착한 사람이었다. 그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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