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면서도 우려한다고 표시했던 단어였는데, 바로 지적받으니 제가 좀 더 생각한 표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사회에는 확실히 계급이 있지만 특정 사람들을 어떤 계층으로 평가해서 말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그 사람들이 나에 비해서(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아빠에 비해서) 돈이 적은 것을 내가 인식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중이다.
도입부 변명 뒤에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시작하자면, 엄마랑 아빠랑 같이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는데 엄마가 조금 놀란 듯이 한 마디를 했다.
"어머. 여긴 에어컨을 다 밖에다 달았네?"
아빠 집은 브랜드 아파트고 바로 뒤에 다른 아파트 단지가 있다. 엄마 말을 듣고 쳐다보니 우리 단지에서는 에어컨 실외기가 밖에 있는 집이 없는데, 다른 아파트에는 절반 이상 에어컨 실외기가 밖에 달려 있었다. 옛날 아파트 단지들은 실외기를 밖에 다는 곳도 좀 있지만, 요즘에는 소음과 열기와 추락시 위험함 때문에 모든 아파트 단지에서 막는다고 알고 있는데,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가 왜 이럴까 생각했다. 아빠가 무심하게 엄마 말을 받았다.
"여긴 임대 아파트잖아."
난 그 아파트가 임대 아파트 단지인 줄 몰랐다.
"여기가 임대 아파트에요?"
"응. 여기 재개발 할 때 같이 지은거잖아."
"그럼 우리 아파트 단지에요?"
"아니. 여기 담으로 다 막아놨잖아."
그러고보니 나는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계속 아파트에만 살았는데, 그 수많은 아파트 단지를 거치는 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던 높고 거대한 갈색 담벼락이 두 단지를 가로막으며 놓여있었다.
"아니. 같은 단지인데 어떻게 이렇게 나눠요?"
"무슨소리야. 다른 단지야. 처음부터 다르게 지었어. 관리도 다르다고."
"이건 좀 너무한거죠. 어떤 단지도 담으로 갈라놓진 않잖아요."
"그래도 이사람들은 여기 들어오길 엄청 바란다?"
몇 년 전 신문기사에서 아파트 주민들이 임대 아파트 사람들이 단지 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샛길을 막고 문을 닫는다는걸 읽은 적이있었다. 충격적이였다. 그런데 몇 년 후에는 공사 시작부터 담으로 가르고, 다른 단지 이름을 주고 있었다. 화를 내야 할 것 같은 현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아빠 앞에서 더 할 말이 없어서 원 주제로 돌아갔다.
"그럼 임대 아파트 사람들이 실외기 규정을 안지키는거에요? 관리실에서 컨트롤이 잘 안되나요?"
"아니. 집이 좁으니까 어쩔 수 없이 밖에다 달았겠지."
"열나고 시끄러워서 안에다 못 달아."
내가 말도 안되는 헛소리만 계속 하고 있다는 듯이 대꾸하는 엄마아빠를 보면서, 나는 정말 뭐 하는 앤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