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미남이시네요를 보면서 두 번 글썽거렸다.
황태경의 생모가 황태경을 버렸다는걸 알게 된 고미남은, 황태경 생일이 5분 남은 시점에 자신을 키워준 원장수녀님이 해주시던 일이라고 하면서 황태경을 껴안고 말한다. 넌 정말 소중한 아이란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생각지도 못한 고미남의 행동에 당황한 황태경은 떨리는 눈빛과 목소리로 대답한다. 고미남, 반말하지마.
내가 여기서 글썽인 것 까지는 좋았다. 어쩔수가 없잖아. 난 탑스타니까. 그런데 그 다음 유헤이가 고미남을 괴롭혀 고미남 위로 물이 쏟아지는 장면에서 - 어차피 그 가슴과 그 엉덩이 그 몸매 다 보이는데 새삼스레 물 맞는다고 위험할껀 뭐람 - 멤버들이 모두 나가서 고미남을 커버하고 위로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뭐야 노래 잘하지도 않잖아. 즐거울 것도 않잖아. 라고 애써 쿨하게 삐딱거리려고 하는데도 눈에는 눈물이 글썽.
이럴수가. 첫번째 까지는 내가 감수성이 예민했다고 치자. 근데 나는 왜 이 어설픈 두면째 장면까지 까면서 감동하는걸까. 아아. 이게 유치찬란함의 위력인가.
뻔하디 뻔한 장면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것은, 쉬이 방송이 끝나는 까닭이요, 담주 방송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side 1.
어제 출근해서 애들에게 내가 감동한 첫번째 미남이시네요를 들려줬는데 -아무도 듣고 싶어하지 않지만, 윗사람이 말이 많으면 어쩔 수 없다- 실큐가 혼자 막 웃는거다.
"왜?"
"아니. 한가하 선생님 생일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내 생일? 아직 한달이나 남았는데? 왜?"
"아니. 그런거 바라시는건가 해서."
"그럼 실큐가 가하 언니 생일날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껴안아줘라."
"아. 아니야. 나는 원래 집안에서 이쁨받아서 그런거 필요 없어."
"실은. 선생님 생일 전날이 제 생일이거든요."
실큐. 어리구나. 한달전부터 지 생일을 챙기면서, 내 생일까지 챙겨주고 있어.
"너 해달라고?"
"아. 아니요."
"1박 2일 생일파티 하면서 12시에 서로 태어나서 고맙다고 껴안던지."
근데, 사실 우린 그다지 고마운 사이는 아니잖아.
side 2.
지사에 있는 강하 생일이 수요일인데, 본사에 오는 날이 금요일이라 오늘 생일파티를 했다. 강하는 우리에게 그런거 기대 안했던 듯 깜짝 놀라고 좋아하면서, 수요일날도 자기 남자친구가 회사 입구에다가 플래카드 걸어놔서 너무 놀랐다는 이야기를 했다.
"뭐어? 플래카드으?"
"아하하하하."
"네에...."
부끄럽다는 듯이 대답하는 강하를 보니 딱 떠오르는게 있어서 물어봤다.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_-"
"네에!!!!"
"아하하하. 그렇게 회사 게시판 가지고 장난치면 징계받아야 하는데? ^^"
"아무래도. 한가하 선생님. 너무 부러워하시는 것 같은데, 선생님 생일날 이벤트 업체를 불러야..."
"야! 부러워하는거 아니야!"
side 3.
하지만 미남이시네요. 방송해줘서 고마워. 요즘 내 낙은 너희 뿐이야.
외모가 완전 내 스타일인 신우형
성격이 완전 내 스타일인 태경이형
목소리가 완전 내 스타일인 매니저
side 4.
블로거들, 링크가 1000명이 넘었어. 까가 반이라는거 알아.
이유가 뭐든 계속 고마워 하는 마음 가지고 읽어.
그런데, 내가 볼 수 있는 곳에 있으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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